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이번 현대그룹 사태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된 일련의 기업부문 개혁에도 불구하고 재벌들이 얼마나 전근대적인 관행에 빠져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며 “정부가 직접 개입할 성격의 문제는 아니지만 법과 제도를 통해 재벌 총수의 전횡을 방지하는데 더욱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의 와중에 일반 주주들과 이사회가 철저히 소외된 것은 주주와 이사회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한다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정책의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4월 총선이후 재벌들의 경영관행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경우 지난해 개정된 상법과 증권거래법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다시 한번 손질해 사외이사 권한의 대폭 강화 등 재벌 오너의 독단적 경영권 행사를 막기 위한 추가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