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鄭夢憲)현대회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룹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경영자협의회를 당장 해체하고 구조조정본부는 계열사 정리 및 재무구조개선 업무 등 고유업무에 충실하도록 하며 1차 구조조정업무가 끝나는 대로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관계자는 “1차 구조조정이란 유화빅딜, 자동차 소그룹 분리, 인천제철 등 7개사의 계열정리를 의미한다”면서 금년 내로 이 업무는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구조조정본부도 연말이면 해체한다는 뜻.
정회장은 “대주주들은 자신이 대표이사나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경영에만 참가하고 나머지 회사는 주주로서의 권한만 갖고 상법에 명시된 권리만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정회장은 현대건설과 현대전자의 회장으로 경영에 전념하고 나머지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지고 경영한다는 것. 정회장은 이사로 등재된 현대상사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정보기술 현대아산 등 4개사에 대해서는 이사로서 경영에 참여한다.
정회장은 또 “32개 모든 계열사의 이사회 구성원 절반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사외인사가 절반을 차지하는 인사소위원회를 구성해 최고경영자가 제출한 임원의 임명을 심사토록 해 각 계열사의 인사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면서 “현대 회장이 계열사의 인사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조조정위원회와 PR사업본부가 현대 계열사 임원의 내정인사를 발표하던 것을 중단하고 연말 임원인사를 포함한 모든 인사를 계열사별로 단행할 계획이다.
정회장은 “현대 각 기업을 대표하는 의미와 계열사간의 업무를 조정하는 기능으로 회장직은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관계자는 이에 대해 “계열사 대표로서 청와대 회의에 참석하거나 새 사업 진출 등 계열사간 협조가 필요할 때 회장으로서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