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내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대표 펀드매니저들의 희망섞인 전망이다. 투신권 등 기관투자가의 매도세에 짓눌려 신음하던 거래소시장은 이달 반등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코스닥시장은 지리한 조정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수급여건 개선된다〓거래소시장은 투신권 환매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힘.마이애셋 기온창이사는 “기관투자가의 정리매물이 감소하고 증자물량도 적어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산을 끝내고 순매수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은행권 단위형금전신탁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새로운 ‘실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삼성생명투신운용 이익순선임은 “금리와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띠면 개인투자자들의 신규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3월보다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 미래에셋 이병익운용3본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900선 돌파를 시도할 때마다 환매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은 증자물량이 워낙 많아 수급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외국인들은 이달에도 증시의 버팀목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 한국투자신탁 장동헌주식운용1팀장은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상승하고 있어 외국인들의 반도체 매수공세는 쉽게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매수세의 주역인 글로벌펀드가 한국 등 신흥시장 하이테크 관련주 비중을 계속 높이고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에 이어 무디스와 S&P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매수종목이 확산되지 않는 점은 걸림돌. 대한투자신탁 이재현과장은 “‘바이 반도체’ 기조를 유지하다 증시 주변여건 변화에 따라 ‘바이 코리아’로 전환할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악재보다 호재 많다〓증시를 둘러싼 경제여건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는데 이론이 없었다. 마이다스에셋 최재혁운용2본부장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데다 1·4분기 기업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4·13 총선이 끝나면 그동안 증시를 압박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반등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리젠트자산운용 김석규이사는 “총선재료는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무역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국제 원유가격도 하향안정세를 되찾고 있다는 것도 호재로 꼽혔다. 그러나 총선후 예상되는 금융구조조정과 불안한 미국증시 동향은 단기적 악재도 될 수 있다는 전망.
▽반도체에 집중하라〓모든 펀드매니저들이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주를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거래소시장 상승세로 포항제철과 한국전력 LG전자 삼성전기 등 전통 블루칩을 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코스닥종목은 꺼리는 경향이 뚜렷했다. 동양오리온투신 김자혁상무보는 “추천할 만한 코스닥종목은 눈에 띄지 않는다”며 “굳이 찾는다면 텔슨전자 등 단말기업체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밝혔다.
<이강운·이진·이철용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