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自, 대우自 빗대 "파산업체" 표현…印 신문광고 물의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40분


인도에 진출한 현대자동차가 현지신문에 경쟁업체인 대우자동차를 비방하는 광고를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다닉 자그란, 가오카리 등 인도의 7개 지방 신문에 ‘당신의 차를 판매한 회사가 길에 나앉는다면’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일제히 게재했다. 이 광고에서 현대는 “인도에서 800㏄급 승용차를 판매하는 한 외국회사(대우)가 파산해서 경매에 부쳐졌다”면서 “이 회사의 제품을 사면 애프터서비스 불만이나 중고차 가치하락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표현했다.

현대차는 또 지난달 29, 30일에는 인도 전역을 대상으로 경차인 현대 상트로와 대우 마티즈, 포드 아이콘 등의 성능을 비교하는 광고를 실으면서 97년 대우 독일연구소에서 개발한 마티즈 엔진이 80년형 티코엔진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사실과 달리 표기, 대우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 대우측은 “현대차의 이번 말썽 광고는 마티즈의 선풍적 인기를 잠재우려는 의도”라며 “마티즈는 3월 한달간 6064대가 팔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6%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파산 운운한 광고는 인도 내 78개 현대차 딜러 가운데 4개사가 자체 제작한 것으로 광고가 나간 사실을 뒤늦게 알고 집행을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의 이같은 행태는 결국 국산차의 수출을 축소시키는 짓”이라며 “현대차가 국내에선 집안 형제간 싸움으로 빈축을 사더니 해외에선 국내 동종업체를 비방해 국제적 망신을 시키고 있다”며 비방광고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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