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車 매각협상 길어질듯…채권단-르노 추가협상 무산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이번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자동차 채권단과 프랑스 르노자동차간의 삼성차 매각 추가협상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삼성차 매각은 채권단과 삼성물산 간에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삼성자동차 채권단과 부산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채권단은 당초 삼성물산측과 삼성차의 우발채무 조정문제를 해결하고 21일 이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르노측과 삼성차 매각협상을 벌이려 했다. 그러나 채권단과 삼성물산은 6, 7, 11일 세 차례에 걸쳐 우발채무 조정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고 법원의 최종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은 특히 법원의 최종 중재안 동의 통보기한인 15일 “법원의 조정안 수용 여부에 대해 조속한 시일내에 이사회를 개최, 22일 확정의사를 밝히겠다”고 부산지법 파산부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르노가 우선협상기한을 15일 연장해 21일 안에 파리에서 재개하기로 한 삼성차 매각 추가협상은 저절로 무산된 것.

채권단 관계자는 “삼성차의 삼성물산에 대한 우발채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르노와 협상을 벌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측이 22일 법원에 어떤 내용의 조정안을 제출하는지 일단 지켜볼 계획”이라면서 “이번주안에 르노측과 우선협상기한 연장 여부와 향후 협상일정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차 우발채무는 삼성차가 98년 6월 삼성물산 소유 정비공장과 판매시설을 인수했으나 삼성물산에 계약금 60억원 외에 원금과 이자 등 2912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발생했다. 특히 삼성차와 삼성물산간에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이 대금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최우선적 채무에 해당된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