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관계자는 24일 "한은이 총선후 통화환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말 그대로 급격히 통화환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지 콜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며 통화환수와 콜금리인상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통화환수는 장기금리인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만 콜금리 인상은 장기금리 인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고 장단기금리 격차 축소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관련 채권시장에서는 내달 4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하루짜리 콜금리를 지난 2월 0.25%포인트 올린데 이어 0.25%포인트 더 올릴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한은이 콜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장기금리는 별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한꺼번에 0.5%를 올릴 경우 장기금리가 어느정도 충격을 받을 것으로 대부분의 채권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금리하향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한은이 콜금리를 큰폭으로 올려 장기금리를 오르게 하는 것은 한은으로서도 여간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분석에 한은관계자들도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한은은 콜금리인상을 장기금리상승을 통한 경기조절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큰폭으로 벌어진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간의 격차를 줄여 한은의 공개시장조작이 제기능을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하루짜리 콜금리(5.0%)와 장기금리의 대표격인 3년짜리 회사채수익률(9.98%)은 두배 가까운 차이가 있다.
한은은 공개시장조작(RP 또는 통안증권)을 통해 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장기금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줘 금리의 경기조절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그러나 지금처럼 콜금리와 장기금리간 격차가 큰 상황에서는 한은의 이런 기능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따라서 콜금리인상을 통해 장단기금리차를 적정수준(2-3%포인트정도) 좁히는 것은 한은으로서는 IMF사태후 추락한 한은의 위상과 기능을 다시 찾아오는 것과 직결돼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내달초 열리는 금통위는 장단기금리차를 조금이라도 좁히고 채권금리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인 0.25%정도의 콜금리인상을 결정한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금통위가 내달초 콜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은관계자는 "장단기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콜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으로는 보이지만 증시가 불안하기 때문에 콜금리인상이 유보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콜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장기금리가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증시가 악재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무튼 내달초에는 한은이 콜금리를 올리더라도 소폭에 그쳐 장기금리에 대한 영향을 거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