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5월 정례 회장단회의와 이사회를 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조용하게 갖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요즘같은 경제상황에서 재계가 골프장에서 회의를 갖는 것은 국민여론에 부정적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골프회동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계 골프회동은 김각중(金珏中)전경련 회장이 재계 인사들간의 화합을 다지고 회장단회의 멤버들의 행사 참여를 적극 유도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지난달 경기 일동 레이크 컨트리클럽에서 재계총수들이 전경련회장단회의 겸 골프회동을 통해 “30대기업 지정제도를 폐지하는 등 정부의 재계간섭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뒤 골프회동을 더 이상 계속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사건’으로 정부의 재벌압력을 강화시키는 자충수를 둔데다 골프장 모임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여론만을 초래했다는게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
전경련 관계자는 “재계 고위 인사들이 회장단 회의 일정을 겸해 친목 골프 모임을 갖는다는 데는 아무런 이의가 없었지만 뜻하지 않은 변고가 발생, 내부적으로 매우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4월 회장단 회의 때는 휴일도 아닌 평일에 골프 모임을 가진데 대해 재계 내외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며 “당분간 골프 모임을 갖지 않기로 했으며 가을께나 돼 다시 친목을 위한 골프 모임을 가져볼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골프회동을 계기로 “할 말을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전경련이 골프회동조차 마음대로 갖지 못하는 현실은 우리 경제의 ‘관(官)우위’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비판도 재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