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경제정책]공정위, 불공정-대기업횡포 차단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대만 옮긴 대기업의 납품 업체에 대한 횡포가 집중단속된다.

또 전자상거래 과정의 불법 행위를 잡아낼 '인공지능 사이버 로봇'이 개발돼 불공정 웹사이트를 24시간 감시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인터넷 거래의 확산과 함께 일어날 수 있는 시장의 독과점 및 소비자 피해에 적극 대처키로 하고 8일 '디지털 경제시대의 공정위 정책방향'을 수립, 발표했다.

여기에는 디지털 시대의 핵심인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와 비즈니스모델(BM) 등에 대한 공정거래정책 방향이 담겨 있어 주목된다.

▽B2B의 불공정행위〓공정위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기업간 전자상거래에서 불공정행위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대기업의 부당행위와 납품업체에 대한 횡포가 인터넷으로 무대를 옮겨 재연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공정위는 특히 △선점기업이 끼워팔기나 네트워크 접속을 거부하는 행위 △원사업자가 자기에게 유리한 전자상거래 인증기관 이용을 강요하는 행위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및 납품회사를 망라한 전자상거래망을 구축해 이를 배타적으로 운용함으로써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 등을 집중감시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령 인터넷을 통해 납품업체를 선정하더라도 실제로는 중소 납품업체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돼 있는 현행 납품 사슬이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M특허 남용 못하게〓특허 출원이 급증하고 있는 BM특허에 대해 공정위는 철저히 선을 그을 방침이다.

BM특허는 자칫 경쟁사업자의 진입을 가로막아 독점 이윤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피해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는 것.

사업수행에 필수적이고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 BM특허를 보유한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에게 라이선스 부여를 원천적으로 거부하거나 라이선스 부여때 영업구역을 제한하거나 일정한 배타조건부 거래를 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은 단속키로 했다.

▽인공지능형 감시 로봇 동원〓공정위는 모든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항상 들여다보고 위법사항을 잡아낼 수 있는 초고성능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가동할 방침. 현재 30여억원을 들여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형 감시로봇'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의 모든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24시간 체크한다. 가령 '최고' '파격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선전문구를 발견하면 자동으로 검색해 위법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공정위는 또 오프라인과 온라인 업체간의 갈등 실태를 내달부터 조사해 인터넷 저가 판매를 방해하는 행위 등은 처벌할 방침이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