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協 세무조사]"체육단체에 왜 갑자기" 반발

  • 입력 2000년 5월 11일 19시 29분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당국의 세무조사가 정몽준 축구협회장을 겨냥한 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축구계가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우선 그동안 단 한차례도 실시한 적이 없었던 체육단체에 대해 왜 갑자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느냐이며 두번째는 설령 세무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될 상황이라도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온 2002년 월드컵의 주무단체인 축구협회를 하필 표적으로 했느냐는 것이다. 세번째는 축구협회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정회장에 대한 정치적 견제 내지는 흠집내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10일부터 축구협회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종로세무서측은 “이번 조사가 수익이 있는 공공법인에 대해 5∼10년마다 실시토록 규정된 정기 법인 조사의 일환”이라며 “축구협회에 대한 세무조사도 협회가 한 해 수익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이 100억원 미만이어서 자체 판단에 따라 세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국세청 조직과 세무조사 대상 선정절차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축구협회가 제기한 의혹은 단순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는 조사시점과 조사대상 선정 등에서 여전히 의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축구협회에 대한 세무조사 사실이 알려진 이후 그동안 비영리법인이거나 비영리 임의단체로 영세한 예산규모로 인해 관행상 세무조사대상에서 제외돼 왔던 다른 체육단체들도 언제든지 세무조사대상이 될 수 있고 이 때문에 자칫 고사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하며 이번 세무조사가 체육계의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고 크게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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