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호씨는 “로비는 최씨가 혼자 알아서 했기 때문에 최씨가 접촉한 정관계 인사가 누구인지, 최씨가 돈을 건넸는지 등에 대해 나는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호씨 진술의 신빙성 여부는 최씨를 상대로 직접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며 “최씨가 검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호씨 진술만을 토대로 정관계 로비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당시 최씨가 호씨를 통해 알스톰사에 생색을 내기 위해 호씨에게 자신의 로비활동을 과장해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최씨에 대한 1차 조사에서 최씨가 93∼94년 접촉했던 정관계 인사들의 명단을 일부 확보했으나 최씨는 이들에게 뇌물을 주면서 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당시 조사에서 “알스톰사와 에이전트 계약을 하고 국내 관련 인사들을 만나고 활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주고 로비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93∼94년 차량사업 우선협상 대상자 지정 및 최종사업자 선정 시점을 전후해 최씨 관련 10여개 계좌에서 수억원대 자금이 입출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중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자금이 로비자금으로 쓰인 흔적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최씨의 국내 계좌와 해외 계좌, 호씨 진술 등을 토대로 다각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 어느 경우든 최씨를 검거해 진술을 확보해야만 수사 진행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최씨의 행적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