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출범 이후 창희씨 부인인 이영자씨와 장남 재관씨가 각각 새한의 회장, 부회장을 맡아 경영을 이끌어 왔다.
새한미디어는 음향 영상 테이프 분야에서 세계 1위이고 ㈜새한(옛 제일합섬)은 국내 화섬업계의 선두주자여서 새한그룹의 기반은 비교적 탄탄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주력인 섬유산업의 침체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 지난해말 자산 2조1000억원, 부채 1조5000억원, 자본금 59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57%에 달했다. 지난해 경영실적은 554억원의 적자. 최근의 부채규모는 2조39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새한은 그동안 이영자회장의 퇴진, 12개 계열사의 3개사로의 통폐합, 부동산 5591억원어치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제시해 왔다. 또 일본 도레이에 주력기업인 ㈜새한의 지분 60%를 매각하여 외자를 유치하는 등 자구노력을 추진했지만 돌아오는 단기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워크아웃으로 가게 됐다.
재계는 새한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일찍 도입하지 못한데다 사양산업을 털어내지 못해 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몰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은 새한그룹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새한이 회생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