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시장은 삼성 LG SK 등 3대 그룹 물량을 제외하면 사실상 거래가 끊겨 마비상태를 빚었다.
26일 주식시장에선 현대건설의 자금난 소식이 전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어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무려 42.87포인트(6.12%) 폭락한 656.66을 기록,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지수는 작년 4월2일(646.78) 이후 1년2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
장중 한때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닥 시장도 4.26포인트(3.34%) 떨어진 123.28로 마감했다.
현대그룹 주가는 계열 상장사(17개) 주식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자금난의 진원지인 현대건설을 포함해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상사 현대정공 등 10개 계열사가 가격제한폭까지 폭락했다.
주식값이 떨어진 종목은 하한가 119개 등 784개로 상승종목(73개)의 10배를 훨씬 웃돌았다. 외국인들은 이날 급락장 속에서도 93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장세를 반전시키는데는 역부족.
한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6.60원 오른 달러당 1136.50원을 기록, 하루만에 1130원대로 재진입했다. 회사채금리는 전날과 같은 연 9.95%를 기록했으나 지표금리인 국고채금리는 장중 한때 연 9%대를 웃돌아 불안한 자금시장의 기류를 반영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정부의 신속한 금융구조조정 추진 의지로 장세반전의 기틀을 잡는 듯 했으나 ‘현대 쇼크’의 불똥이 튀면서 비관론이 다시 득세하고 있다”며 “현대파문의 진화여부에 따라 장세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