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담배인삼공사 동일인 지분제한 유지돼야"

  • 입력 2000년 5월 30일 19시 47분


한국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는 앞으로 4∼5년간 동일인 지분소유한도제가 유지돼 재벌과 다국적담배업체 등 지배 대주주의 출현을 차단, 소유를 분산시키는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일 개최한 담배공사 민영화 공청회에서 “담배공사는 영미식 상장회사처럼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된 책임전문경영 체제가 바람직하다”며 이같은 내용의 소유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재정경제부는 공청회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의 민영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그 골격은 KDI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민영화되는 공기업에 굳이 기존의 재벌 모델을 도입할 필요는 없으며 담배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다국적기업에 넘기는 것도 적절치 않다”며 “이를 위해 올해안에 폐지하기로 했던 7% 동일인 지분소유한도를 전문경영체제가 자리잡을 때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벌이나 다국적 기업은 기업가치 극대화보다는 지배에 따른 사적 이익을 노릴 뿐 아니라 잎담배 농가지원도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KDI는 민영화된 공기업에 새로운 지배구조 모델을 정착시키는 차원에서 최고경영자(CEO)는 종업원 및 소비자단체 대표 등을 망라한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선출하고 이사회의 3분의 2를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말까지로 계획된 담배공사의 정부지분 완전 매각 시기도 증시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분소유한도제가 유지될 경우 재벌들이 7%씩 소유한뒤 연합해 경영권 장악을 노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담배공사에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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