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그룹 이재관부회장 사재 247억 회사 헌납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30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주새한의 오너 이재관(李在寬)대표이사 부회장이 자택을 포함한 전재산 247억원을 회사에 헌납하기로 했다.

주새한은 1일 “이부회장이 채권단에 경영권 포기 및 지분포기 각서를 제출한데 이어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기로 했으며 자택과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 유가증권 등 본인과 가족명의 재산 전부를 회사에 헌납한다”고 밝혔다.

이부회장이 헌납하는 재산은 이태원동 자택 330평(시가 35억원)과 용인 신갈 지역의 임야와 전답 2만여평(140억원 상당),작고한 선친 이창희(李昌熙)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충주시 가흥면 임야 28만여평(38억원), 신주인수권부 사채 530만주(34억원)등 247억원 상당이다.

주새한은 또 소유하고 있는 도레이새한주의 지분 40%(1032억원 상당)와 마포사옥 기흥부지 경산공장 등 모든 자산도 매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부회장의 사재 출연 결정은 새한그룹 주력계열사인 주새한의 워크아웃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위해 2일 열리는 제2차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앞두고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채권금융기관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한빛 조흥 국민 하나 서울보증보험 등 36개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지난달 28일 열린 제1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수용 여부를 논의했으나 58.76%만이 찬성, 워크아웃 수용을 거부했다.

워크아웃은 전체 채권단 75%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상당수의 채권 금융기관들은 담보자산이 많은 주새한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워크아웃을 부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모두 3차례까지 열릴 수 있고 3차 전체회의에서도 부결될 경우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조정안을 내게 되며 채권단이 이를 거부하면 주새한은 청산 절차를 밟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주새한의 채권 20%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그동안 워크아웃 수용의 전제조건으로 오너체제 청산, 사재출연 등을 요구해왔으나 이같은 조건이 대부분 충족됐기 때문에 2차 협의회에서는 워크아웃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주새한의 부채는 은행권 9168억원, 투신권 4350억원, 보험사 1390억원, 건설공제조합 대한주택보증 등 비협약채권 1300여억원 등 모두 1조6400억원이며 새한그룹 전체 부채 규모는 제1, 2금융권 및 개인 보유분을 합쳐 2조1555억7100만원이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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