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과 주가 동반폭락

  • 입력 2000년 6월 2일 19시 41분


‘무늬만 현대일 뿐 현대그룹이 아닙니다.’

지난해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일련의 현대사태와 관련, 벙어리 냉가슴 앓듯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매출 2조원, 순이익 800억원이라는 경영실적을 올렸음에도 현대투신 문제가 가시화된 지난달초부터 주가가 현대건설이 오르면 같이 오르고 내리면 따라 내리는 동조현상을 보이면서 1일 현재 4450원으로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미 현대에서 분리 독립되었는데 현대계열로 오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

또 정주영(鄭周永) 몽구(夢九) 몽헌(夢憲) 3부자의 경영 일선 퇴진 등으로 현대건설이 진통을 겪으면서 재건축 수주 등 영업 활동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작업에 나서지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다.

이는 회사가 지난해 8월 현대그룹에서 완전 분리됐지만 ‘현대’ 브랜드의 혜택을 놓칠 수 없어 사명과 분양아파트에 ‘현대’라는 이름을 고수하는 처지에서 현대그룹과 다르다는 홍보전을 펼 경우 ‘의리없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물론 현대그룹의 비위를 거스른다는 슬러서 좋을 게 없다는 내부 판단때문이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축구팀 이름도 부산 현대에서 부산 아이콘즈로 바꾸고 아파트 로고에도 새로 개발한 ‘I’자를 삽입해 현대와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 같다”며 “별다른 해결 방법이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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