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값 20.30달러 하락…국내업체 바짝 긴장

  • 입력 2000년 6월 2일 19시 41분


‘제2의 산업의 쌀’로 불리는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국제 가격이 대만 업체들의 시장 진출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하락, 국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TFT-LCD는 그동안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해왔던 대만 업체들의 생산라인이 가동되면서 국제 가격이 올 초보다 크기에 관계없이 장당 20∼30달러 떨어졌다.

지난달 말 현재 13.3인치 TFT-LCD 장당 가격은 420달러로 올해 초보다 30달러가 떨어졌고 14.1인치 가격도 520달러에서 490달러로, 최신 15.1인치 모니터용 TFT-LCD는 570달러에서 550달러로 값이 내렸다.

TFT-LCD는 노트북PC나 데스크톱PC,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액정화면으로 한국의 삼성전자 LG필립스LCD 현대전자 등이 전 세계 시장의 37.6%를 장악하고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여왔다. 한국은 지난해 40억달러의 TFT-LCD를 수출했고 올해에는 60억달러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은 대만 업체들이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들어가 내년에는 10∼20%의 공급 초과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은 TFT-LCD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18.1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의 생산 및 판매를 확대, 13.3∼15.1인치 제품의 가격 하락에 대처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노트북PC나 모니터용 LCD 생산 위주에서 탈피해 가격이 안정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LCD TV나 차량항법장치 의료용 LCD 등 응용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고 대만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대비, 고품질 TFT-LCD를 생산해 가격의 차별화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LG필립스LCD 관계자는 “대만 업체들의 LCD 양산으로 당분간 가격이 계속 떨어지겠지만 가격 하락은 중소 LCD 생산업체의 경영난을 압박, 대형 LCD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LG나 삼성 등 한국 업체들이 기술이나 규모 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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