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증권-투신증권등 독립경영

  • 입력 2000년 6월 3일 07시 41분


현대그룹이 증권 투신증권 투신운용 등을 그룹에서 떼어내 금융소그룹으로 독립시킨다. 이를 위해 현대그룹 계열 금융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상선과 현대전자 등은 금융회사 출자지분을 단계적으로 정리, 지배구조를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2일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을 비롯한 정씨일가 퇴진과 함께 산업자본과의 유착혐의를 받고 있는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 등을 그룹에서 분리해 독립경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산업자본과 금융의 분리를 위해 현대증권 대주주인 현대상선과 현대투신증권 대주주인 현대전자 등이 출자지분을 단계적으로 처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독립된 금융회사는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지고 현대그룹과는 별도로 살림을 꾸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금융소그룹 완전분리 방침은 현대그룹이 증권 투신 등 금융계열사를 동원해 산업자본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떨치고 그룹에서 분리해 독자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현대증권 지분을 16.6% 갖고 있는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을 장내에서 처분하거나 장외에서 중립적인 재단 등에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투신증권 대주주인 현대전자도 현대투신 지분 27.0%를 정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외국자본 유치작업이 진행중인 현대투신운용의 경우 당초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한 지분(51%선)을 제외하고 매각한다는 방침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영권까지도 외국 금융회사에 넘기기로 하고 외국 금융회사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현대투신증권측은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회장이 ‘현대투신운용 경영권에 연연하지 말고 지분을 모두 외국사에 팔아 이 자금을 현대투신증권 부실을 해소하는데 이용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현대투신증권은 보유중인 현대투신운용 지분 95.95%를 모두 외국사에 넘긴다는 방침아래 미국계 금융회사와 지분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그룹 금융계열사로 이미 그룹에서 분리된 현대해상을 포함해 이번에 지분정리가 이뤄지는 현대증권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 등이 모두 현대그룹과는 상관없는 독립회사가 된다.

이 같은 현대그룹 방침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현대그룹이 금융을 완전분리해 독립한다는 방침은 환영할 일이지만 부실이 심각한 현대투신증권 지분이 정리될지가 의문”이라며 “대주주가 책임져야 할 현대투신증권 문제가 잘 풀려야 분리선언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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