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회의 이성규 사무국장은 5일 “동아건설의 위기는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라고 못박고 “고병우 회장과 이창복 사장을 각각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만나 경영내분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을 끌고 가기 힘들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동아건설이 심각한 경영내분을 겪으면서 다른 워크아웃 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며 “서울은행 등 주채권은행의 통제가 먹혀들지 않고 있어 현 상태로는 워크아웃 성공을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원회측은 채권단의 의사와 무관한 경영내분은 워크아웃 중단 사유가 될 수 있는 만큼 내분이 조기 수습되지 않을 경우 일단 위원회가 개입하지 않는 채권단간 ‘사적(私的) 워크아웃’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채권단간 이해를 조정할 중간 기구가 사라지기 때문에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의 다른 관계자는 “채권단의 채무조정으로 회생한 기업이 채권단을 제쳐두고 경영실책 범위, 성과급 등을 둘러싸고 경영내분을 겪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채권단이 실시한 중간평가를 토대로 워크아웃 지속 여부나 경영진 개편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이 선임한 고 회장은 퇴진 여부를 둘러싼 일부 임직원의 출근 저지로 1개월째 출근을 하지 못하다 이날 모습을 나타냈으나 채권단은 이달 중 고 회장의 퇴진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동아건설의 부채규모는 모두 4조5000여억원으로 채권단은 이중 1조1000억원을 출자 전환하기로 하고 현재 워크아웃 수정협정 체결을 협의중이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