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하반기 통화 긴축"…콜금리 내달이후 올릴듯

  • 입력 2000년 6월 12일 19시 37분


한국은행 전철환(全哲煥)총재는 12일 경상수지 흑자유지와 물가안정을 위해 하반기에 필요할 경우 총수요관리를 통해 경기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통화긴축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통화당국이 하반기 통화긴축 가능성을 분명하게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금융구조조정의 가닥이 잡히는 7월 이후 콜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전총재는 12일 오전 한국은행 별관 8층 강당에서 열린 한은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하반기에는 임금 및 전세금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 비용측면에서 물가 상승요인이 적지 않은데다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총재는 이어 “외환위기 이후 거시경제정책의 완화기조에 힘입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에 이제는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대내외 불균형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총수요 관리를 통해 경기상승속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그동안 회복된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가 다시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총재는 특히 최근 금융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신용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중개기능의 약화를 초래해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면서 “이는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며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해 시장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환위기 이후 추진해온 구조조정으로 금융기관 경영의 건전성과 투명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도 대내외적인 충격을 무리 없이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 체질이 튼튼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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