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 등은 15일 ‘6·15 남북선언’에서 명시한 민족 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교류촉진의 정신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민족경제의 대동맥을 잇는 경의선 철도 연결과 여름철 홍수에 대비한 임진강 수방대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남북간의 인적 물적 교류를 활성화하려면 빈약한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북한 경제의 본격 재건에 앞서 도로 철도 댐 공단 등 하부구조를 탄탄하게 구축, 남북간 교역에 들어가는 물류 비용을 줄인 뒤 민간기업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낸다는 구도로 풀이된다.
▽남북경협 1호는 임진강 수방사업〓남북 모두 작년 여름에 경기북부 지역의 수해로 엄청난 피해를 치렀고 여름 장마철이 다가오는 점을 감안할 때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이 우선 순위에서 가장 앞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이미 작년 8월 북한측에 임진강 수방대책을 공동으로 수립하자고 제의한 바 있다.
임진강의 지리적 위치를 감안할 때 남한 단독의 수해방지 대책은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북한도 개성 등 임진강 유역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수해를 숱하게 겪어 대책마련이 절실한 입장. 임진강은 유역면적 8117㎢ 중 5108㎢가 북한지역일 뿐만 아니라 강의 총길이 254.6㎞ 중 92㎞만이 남측에 위치해 있어 상류인 북측지역에 대한 수방대책 없이는 하류의 경기도 파주 문산 동두천 등의 침수가 불가피한 상태다.
정부는 일단 임진강 상하류 일대의 강우량과 수위 기록 등 남북한 양측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교환하고 수자원 전문가들로 현장조사팀을 구성해 수계 둑의 폭과 높이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 임진강 유역에 홍수경보시설을 공동으로 설치하고 하천준설 및 골재채취, 둑 축조 등 치수사업을 벌이며 장기적으로는 상류에 댐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경의선이 연결되면〓철도는 북한 여객의 60%, 화물수송의 90%를 담당하는 북한의 대표적인 교통수단.
특히 경의선은 남한 경제의 핵심부인 서울 등 수도권과 중국 대륙을 잇는 대동맥이어서 전구간이 이어질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남북긴장의 상징인 판문점을 통과하는데다 서울과 평양을 곧바로 연결, 여행시간을 크게 단축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도 크다.
현재 경의선 남측 단절구간인 문산∼장단 12.0㎞ 구간을 복구하는 사업은 실시설계와 용지매수에 착수한 상태. 정부는 이 구간부터 독자적으로 연결한 뒤 북측의 장단∼봉동 8.0㎞와 연결할 계획인데 거리가 짧아 1년7개월 정도면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병행해 평의선(평양∼신의주 224.5㎞)과 평부선(평양∼개성) 복선화, 개성∼문산 구간 확충, 주요 지선의 개량 등도 남북 협력프로젝트로 함께 진행될 전망.
전문가들은 경의선이 완공되면 경부고속철도와의 연계를 통해 부산∼대전∼서울∼평양∼신의주를 거쳐 만저우와 유라시아 대륙으로 이어지는 거대 교통망을 확보하게 돼 한반도 경제권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현대도 북한 SOC 확충사업의 일환으로 경의선 미연결구간 복원을 비롯해 경원선 금강산선 동해북부선 등 총 255.5㎞를 잇는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박원재기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