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땜질식 처방' 실망…구체적 방안 내놔야＂

외국 증권사와 투자은행들은 정부가 최근 내놓은 자금시장 안정화대책을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충고했다. 민간부문에만 짐을 지우지 말고 정부도 공적자금을 투입해 고통을 분담하라는 요구도 많았다.

모건스탠리딘위터는 21일 “자금시장 안정화 대책은 지원을 받은 기업과 금융기관에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이 문제를 간과하지 않는다면 이번 대책은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지나친 감이 있으며 정부 지원 자금과 금융기관 자신의 수익으로 부실자산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UBS워버그증권은 “금융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동시 이행되지 않는다면 이번 금융시장 대책은 일시적인 효과밖에 거둘 수 없다”며 “이번 대책으로 은행권을 추가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버그는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자금경색 문제를 해결한 뒤 대우 관련 손실분담 등의 수순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정도다”고 아쉬워했다.

ING베어링스도 “정부가 금융시스템을 왜곡하는데 일조했으면서도 공적자금 투입을 주저하고 오직 극단적인 경우에만 공적자금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의 땜질식 처방은 앞으로 신용경색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자딘플레밍증권은 “이번 대책은 단기처방이며 종금사 영업정지 불가 입장은 구조조정의 상당한 후퇴로 비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은 “일련의 대책이 성공하려면 생존가능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나눠 금융기관과 우량기업의 희생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기업의 생명이 연장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