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용이 담겼나〓양사 제휴의 주요 내용은 △자본 및 기술 제휴 △상용차 부문 신설법인 설립 △대우차 입찰 공동 참여 등 3가지.
우선 현대차는 다임러에 올해말까지 제3자 배정 신주 인수 방식으로 9%, 보유중인 자기주식 매수방식으로 1% 등 지분 10%를 4800억원(4억3000만달러)에 넘기기로 했다. 또 3월 다임러가 인수한 일본 미쓰비시를 포함한 3사가 월드카용 플랫폼(차대)을 공동 개발, 생산키로 합의했다. 양사는 또 연산 10만대, 올해 매출 1조4000억원 규모의 전주상용차 공장 등 현대차의 2.5t이상 중대형 상용차 사업부문을 떼어내 50대50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중대형 상용차의 개발과 생산, 마케팅 부문에서 협력키로 했다. 상용차 부문의 매각 지분은 약 5000억원 규모로 현대가 다임러측에서 유치하는 자본은 모두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양사는 대우차 입찰에도 다임러 주도의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키로 하고 이날 공동제안서를 제출했다.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다임러가 40%, 현대차가 19.9%의 지분을 나눠 갖고 해외 부문은 50대50의 비율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윈-윈’ 게임〓현대 입장에선 이번 제휴가 ‘5대 메이커만 살아남는다’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재편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80년대 미국 진출 이후 늘 따라다니던 ‘저가 저품질 메이커’라는 이미지를 다임러의 후광에 힘입어 상당 부분 씻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현대측은 지분 매각으로 외자 유치 및 우호지분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최근 형제간 갈등으로 흔들렸던 정몽구 회장의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입지도 이번 제휴를 성사시킴으로서 확실해졌다는 분석이다.벤츠를 내세워 고급 승용차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을 갖고 있는 다임러는 현대와 손을 잡아 21세기 최대의 시장으로 떠오른 아시아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다임러는 미쓰비시를 인수, 아시아 지역의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중국 및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저가 중소형 승용차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현대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