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참여〓동부그룹은 97년 3월 동부전자를 설립해 메모리 반도체 산업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같은해말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가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동부그룹은 세계시장 규모가 메모리에 비해 4배 가량 크지만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낮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으로 방향을 바꾸고 외국 유수 업체와의 제휴를 모색해왔다.
회사관계자는 “일본 도시바 등과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조립 생산) 제휴 협상이 상당 부분 진척됐으며 빠르면 7월중 계약을 마친 뒤 반도체 산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한해 세계시장 규모가 1227억달러로 전체 반도체 시장의 79%를 차지, 메모리 분야(327억달러, 21%)보다 크지만 한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1.3%(98년 기준)에 불과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종합 금융서비스 그룹으로 변신〓자산 기준 기업집단(재벌) 순위 19위인 동부는 이미 80년대 말 30대 재벌로서는 처음으로 화재 생명 증권 투신운용 신용금고 주택할부금융 등 금융 관련 계열사를 모두 갖췄다. 동부는 지난달 24일 동부주택할부금융㈜을 동부 캐피털로 바꾼 뒤 신기술 금융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정보기술(IT)과 신소재 생명공학 유전자공학 관련 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창업에서 상장까지’ 전방위 지원을 펼 예정이다.
동부는 또 금융 관련 계열사를 포괄하는 ‘금융포털 사이트’를 곧 개설해 ‘토털 금융서비 스’ 시대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동부제강 아산만시대’〓아산만 공장은 부지 30만평에 연간 130만t의 냉연강판, 아연도 강판, 석도강판 등을 생산한다. 기존 냉연강판뿐만 아니라 TV 브라운관 및 컴퓨터 모니터 부품용 초극막 냉연강판, 식음료 캔 소재로 쓰이는 두께 0.15㎜의 초극박 석도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중국 시장 등을 겨냥한 서해안 시대의 새로운 주역이 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서울 마지막 굴뚝공장' 오류동 동부제강 40년역사 마감▼
서울 구로구 오류동 123에 위치한 동부그룹 산하 동부제강 공장이 27일 가동을 마쳤다. 61년 3월 일신제강이 1만6000평 부지에 강관공장을 첫 준공함으로써 시작된 ‘오류동 제강공장 시대’가 마침표를 찍었다.
동부제강은 7월중으로 인천공장과 충남 당진군 아산만공장으로 이전할 예정. 서울에 남아있던 대부분의 대규모 제조업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폐쇄된 상태에서 오류동공장 가동중단은 ‘서울의 굴뚝 공장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는 의미도 있다.
오류동 공장에는 67년 건축용 패널, 셔터, 냉장고 에어컨의 몸체나 자동차 차체 등에 사용되는 냉연공장이 들어섬으로써 부지도 5만여평으로 늘어났다.
오류동 공장은 우여곡절도 많았다. 82년 일신제강이 경영난으로 무너져 2년간 포항제철의 위탁경영을 받았으며 이름도 ‘동진제강’으로 바뀌었다. 84년 동부그룹이 인수하면서 ‘동부제강’으로 바뀌었으며 냉연강판 생산에서는 국내 민간업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83년 입사해 근무해 온 김원태(金元泰·43)냉연팀장은 “오랫동안 정든 공장과 오류동을 떠나게 돼 섭섭하다”며 “그러나 오류동 공장을 바탕으로 아산만 공장도 생겨났다는 자부심도 크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