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리포트]맹영재/전통株 '흐림' 기술株는 '맑음'

《이번주부터 삼성증권 뉴욕법인 맹영재과장의 ‘월가 리포트’를 게재합니다. 맹과장은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서 독자여러분에게 살아있는 세계증시 소식을 신속하게 전할 예정입니다.》

지난 주 뉴욕증시는 굵직굵직한 일정들을 소화해냈다. 역사적인 인간유전자 지도(게놈프로젝트)의 초안이 발표됐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상 유보 결정이 나왔다. 또한 1·4분기 GDP성장률 발표와 함께 여러 중요한 경제지표들이 발표된 한 주였다.

이러한 대형 재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유전자 지도가 발표됐을 때에는 유전자 정보를 이용하는 바이오텍 종목들이 하락세를 나타냈고, 금리인상이 유보됐다는 소식이 나타난 직후 전체 지수가 급락세를 보이는 등 예상을 빗나간 움직임이 빈번했다. 그 이유는 금주 화요일(4일) 독립기념일 휴가를 앞두고 매매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도 있었겠지만 현재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있는 부분은 이같은 거시적인 재료보다는 개별 기업들이 상반기에 얼마만큼 수익을 올렸는가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활황세를 지속해오던 미국 경제가 2·4분기 들어 삐걱거리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확장 속도의 완화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나 기업은 우리가 ‘굴뚝산업’이라고 부르는 전통 제조업체들과 금융업종, 도소매 유통업종 등이다. 첨단 기술주들이 몰려있는 나스닥시장은 이런 논의에서 약간 비켜나 있다.

게다가 기술주의 붐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던 나스닥시장의 경우 버블론이 대두되면서 지난 3개월간 긴 조정을 보였기 때문에 반등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인 통신장비업체 일부 종목과 같이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주가가 힘을 못쓰지만, 첨단 기술주들 중에서도 경기 둔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실적이 양호하고 성장을 지속하는 종목의 주가는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맹영재<애널리스트>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