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대대적인 수사설은 회생하려는 코스닥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12일 140선에 육박했던 코스닥종합주가지수는 13일 136대로 되밀렸다. 증시 주변에서는 전날 미국 나스닥시장이 급등, 코스닥시장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허탈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개미군단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개인투자자들은 10억원 가까이 순매도해 증시를 등졌다. 11, 12일 801억원, 577억원을 순매수한 것과는 정반대 매매였다. 개인이 선호하는 새롬기술과 다음, 한글과컴퓨터 등이 내림세로 돌아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됐다.
증권업협회 박병주(朴炳珠)감리부장은 “이날 코스닥시장은 나스닥시장의 대표 종목인 야후의 실적 호조로 전날에 이어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대부분 전망했는데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반응이 냉담하자 검찰 등 당국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검찰측은 “통상적인 업무 이외에 진행중인 수사는 없다”고 해명했다. 특히 검찰은 실무 검사 2명이 모두 개인적인 이유로 자리를 비워 고강도 수사를 할 형편이 아니라는 것.
1차 조사기관인 금감원측도 “우리가 코스닥시장을 특별히 강도 높게 조사한다는 일부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작전여부에 대한 조사는 일상적인 업무로 특단의 기획조사를 한다는 방침이 없다는 것.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전면적인 조사 또는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이유도 들고 있다. 세종하이테크의 주가추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그 이상의 급등세를 보였던 코스닥종목 전부를 혐의종목으로 간주해야 하기 때문. 관련자의 제보가 없다면 조사 또는 수사진행이 아주 힘들 수밖에 없도록 돼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계적 가동을 시작한 증권업협회의 주가감시시스템을 바탕으로 금감원과 증권거래소 협회의 공조를 강화, 작전세력이 개입할 여지를 미리 차단하는 게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