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현대택배가 몇몇 인터넷 쇼핑업체와 택배 계약을 맺으면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홈쇼핑에서 영광굴비가 인기 품목으로 뜨면서 굴비주문도 급증했다. 98년 1억원에 불과하던 양소장 사업소의 매출은 지난해 6억7000만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8억5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차량 7대, 직원 8명으로 사업 규모를 늘렸으며 사업소 법인등록을 마쳐 ‘구멍가게 주인에서 중소기업 사장’으로 변신했다.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이 급증하면서 국내 택배업계가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인터넷 쇼핑의 급증으로 과거 소비자가 들고 가던 상품들을 택배로 배달하기 때문이다.
현대택배 한진택배 대한통운 등 ‘빅 3’ 업체의 매출은 94년 183억원에서 올해 3600억원으로 20배 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도 매년 50% 이상의 수직 상승을 거듭하고 있으며 ‘IMF 한파’도 비켜가 97년 이후 더욱 매출이 늘었다.
이 같은 매출 증가중 상당 부분은 인터넷 쇼핑을 통한 새로운 택배 수요 창출에서 나왔다. 현대택배의 경우 97년 2%에 불과하던 전자상거래 관련 택배물량 비중이 올해 20%를 넘을 전망이다. 현대택배의 교보 종로 영풍문고 등 도서택배 매출은 98년 3억5000만원에서 올해 최고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진택배와 대한통운 등도 유사한 도서택배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대기업 등 제조업체에 의한 소품종 다량 주문이 택배수요의 대부분이었던데 반해 인터넷 쇼핑몰에 의한 직접 판매로 택배 품목도 다양해졌다. 택배가 늘어나면서 우체국 소포물량이 매년 10% 이상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났다. 택배업이 초호황을 누리면서 삼성 LG SK 등도 택배산업에 적극 뛰어들 태세여서 ‘재벌들의 택배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택배업 진출을 위해서는 첨단 컴퓨터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수천억원의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자본력에서 우세한 대기업들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인터넷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대기업들도 마지막 경쟁은 ‘최종 소비자 물류’인 택배에서 판가름난다고 보고 택배사업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택배업체들의 첨단 택배망 구축 경쟁도 치열해져 대한통운은 ‘스팟츠’라는 전국 물류망의 네트워크화를 추진중이며 한진택배는 모든 택배차량에 무선통신망을 연결할 계획이다.
현대택배는 지난해 화물의 이동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인터넷 화물추적 시스템인 ‘하이덱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