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판업종 국제경쟁력 "참담"…시장 점유율만 상위

  • 입력 2000년 7월 14일 18시 34분


‘양적으로는 세계 상위권. 그러나 질적으로는 2, 3류.’

우리나라 간판 업종들의 경쟁력에 대해 우리 정부 스스로가 내린, 참담하지만 솔직한 자기평가다.

산업자원부가 14일 펴낸 ‘주요 산업별 전망과 발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우리 주력업종은 세계시장 점유율에서는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1인당 생산성과 기술력 등 경쟁력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

작년에 세계 시장의 41%를 차지함으로써 일본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오른 조선업종. 앞으로도 점유율 수위 자리는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인력숙련도와 생산효율 생산자동화 면에서는 일본의 8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LCD 등 디스플레이 업종은 지난해 시장 점유율에서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새로운 효자품목으로 자리를 굳힌 업종. 그러나 기술수준에 매겨진 점수는 일본에 비해 60% 수준. 생산 제조 기술은 일본에 근접했지만 역시 부품 소재 및 장비 기술에서 크게 뒤떨어져 있다.

디지털 가전은 시장 점유율이 5위권(4.0%)이고 몇 개 품목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품목. 그러나 주요 제품마다 가격의 10% 이상을 외국 업체에 기술료로 떼여 ‘외화내빈(外華內貧)’에 머물러 있다.

섬유와 철강, 유화 등은 지난해 시장 점유율에서 4위(5.5%)와 6위(5.2%), 3위 등 각각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에서는 각각 50∼80% 수준에 그쳤다.

자동차도 시장 점유율이 7위이나 기술 개발 능력 등에서 여전히 열세에 있으며 컴퓨터는 시장 점유율에서 11위(2.0%)를 차지하고 있으나 요소 기술에서 선진국에 비해 2∼4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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