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인수개발(A&D)바람

  • 입력 2000년 7월 18일 18시 50분


'개나리벽지 동특 리타워텍 한일흥업 바른손….’

하나같이 신경제와는 거리가 먼, 구경제권의 사양사업으로 연명하는 기업들이었으나 최근 주인이 바뀌고 인터넷 등 신경제로 무장하면서 주가가 폭등한 업체들이다.

이들의 피인수과정엔 A&D(Acquisition & Development),즉 인수개발이라는 신종 M&A기법이 동원됐다. 미국 홍콩증시에선 일반화된 A&D가 국내 증시에도 상륙,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A&D열풍이 분다〓신종 M&A기법인 A&D는 부도상태에 있거나 성장이 멈춰버린 ‘굴뚝형’ 기업을 인수한 다음 인터넷 및 정보통신 등 성장기업으로 변신시켜 기업가치를 높이는게 주목적이다. 특히 이미 상장 또는 등록돼있는 회사중에서 인수대상을 물색,‘상장 프리미엄’을 노리는게 기존 M&A와는 다르다. 일각에선 정식코스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변칙상장’으로 격하하는 시각도 있다. 홍콩에서 A&D를 ‘백도어 리스팅(뒷문을 통한 상장)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 그 자체보다는 기업체질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나 ‘신경제구도의 조기정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A&D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A&D효시는 개나리벽지〓개나리벽지는 연초 데이콤이 17억원을 출자,지분 19%를 인수하면서 벽지회사에서 인터넷업체로 변신한 케이스. 데이콤 사내벤처인 엔피아사업팀을 개나리벽지로 넘기면서 사명도 ‘엔피아’로 바꿨다. 기존 사업(벽지)보다는 인터넷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산업용 송풍기와 보일러부품업체이던 파워텍(현 리타워텍)도 리타워그룹의 찰스 스팩맨(한국명 최유신)이 경영권을 인수한 후 인터넷업체로 변신을 추진중. 화공약품 운송업체인 동특도 지난 3월 H&Q아시아퍼시픽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인터넷 및 정보통신업체로 기업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들 업체의 주가는 ‘기업변신’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수십배씩 폭등했다.

▽바른손에 쏠리는 이목〓최근 증시의 이목은 문구업체 바른손(관리종목)에 쏠리고 있다. 벤처인큐베이팅 업체인 미래랩이 지난 5월 인수한 바른손은 6월26일 감자에 따른 변경등록 이후 18일까지 16일 연속 상한가행진을 펼치면서 10만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단순한 문구회사가 인터넷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급등의 요인이라는 분석. 미래랩 이정석사장은 “굴뚝업체의 이미지와 체질을 신경제에 맞게 개선하는데는 A&D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며 “아시아지역의 저평가된 캐릭터 업체를 적극적으로 인수,바른손을 캐릭터그룹의 중심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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