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펀드 수익률 평균 4.1%, 투신 자금이탈 우려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20분


고수익을 표방하고 출범한 하이일드펀드의 수익률이 기대와는 달리 매우 낮아 투신권의 자금이탈을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5일까지 상환된 24개 하이일드펀드의 수익률은 4.1%(단순평균치)로 모집 당시 홍보했던 ‘수익률 12%이상’은 현재 공염불이 된 셈이다. 이중 LG투신과 삼성투신이 운용했던 2개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뒀다.(표 참조)

▽수익률 하락의 원인은〓투기등급(BB+ 이하)채권의 가격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스프레드(가산금리)가 급격하게 확대된 것이 주요인이다. 이에 따라 7월 전까지는 BB+ 채권의 수익률을 산출할 때 A―와 BBB+간 금리차에 1.5를 곱하던 것을 7월 들어 3을 곱하도록 했다. BBB― 채권에 곱하는 가중치는 같은 시기에 3에서 6으로 커졌다.

하이일드펀드는 투기등급 채권에 자산의 50%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했다. 결국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 투기등급 채권의 가격이 크게 폭락하면서 펀드 자체의 수익률도 급락했다. 투기등급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최저 가산금리가 늘어나면서 자금조달 비용부담이 아주 무거워졌다.

동원경제연구소 류승화연구원은 “하이일드펀드의 수익률 저하현상은 현재 채권시장에서 가중되고 있는 신용위험이 감소하지 않는 한 해결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금시장 혼란의 뇌관〓문제는 하이일드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낮은 수익률을 이유로 투신권을 이탈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이일드펀드와 유사한 후순위채(CBO)펀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15일 현재 설정된 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는 690개로 금액은 26조9387억원에 이른다. 이중 7월부터 연말까지 9조7000억원(하이일드 7조2000억원, CBO 2조5000억원)이 환매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만기액은 11월(3조원)과 12월(2조3000억원)에 집중되어 있어 12월에만 1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채 만기상환액과 맞물려 연말 자금시장에 큰 혼란을 몰고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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