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제도개선을 비웃나=새 제도가 첫 적용된 25일 신규종목 5개의 시초가는 공모가와 거의 같은 수준에서 정해졌다.(표 참조) 코스닥시장이 침체된 결과로 이해됐고 향후 이들 종목의 주가도 횡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6일 5개 종목중 동양텔레콤을 제외한 4개 종목이 일제히 상한가까지 뛰었다. 27일에는 동양텔레콤까지 상한가 대열에 가세했다. 종전에 공모가를 시작으로 신규종목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던 양상과 같은 결과가 빚어졌다.
더구나 연속 상한가 일수가 과거처럼 지속될 경우 상당수 신규종목이 감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초가 제도변경으로 신규종목도 6일간 65%이상 오른 날이 3일간 지속되면 즉각 감리종목으로 지정당하게 된 것.
▽시장 적응력은 놀라울 정도=25일에는 5개 종목의 매도 총잔량이 최소 12만여주(윌텍정보통신)에서 최대 73만여주(성광엔비텍) 쌓였다. 가능하면 첫날에 팔자 는 심리가 작용, 고가 매도주문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실제 체결량은 4만∼14만여주에 그쳤다.
27일에는 신규종목 3개의 매도 총잔량은 0∼10만여주로 크게 줄었다. 시초가 제도가 바뀌어도 신규종목은 거래 2일째부터 상한가 행진을 할 저력이 있다는 점을 시장이 간파한 결과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25일 싸게 매도한 투자자들의 손실만 커진 것.
게다가 27일 첫 거래된 인피트론의 종가는 공모가의 2배로 뛰었다. 평일 기준으로 6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야 도달하는 주가수준까지 단숨에 오른 것. 더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한 일부 투자자들이 고가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망은=동시호가 방식의 시초가 제도가 종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는 반응이 아직은 많다.
특히 거래 첫날 공모가의 2배까지 오른 인피트론의 사례를 보면 새 시초가 제도가 곧 제 자리를 잡는 것이 아니냐는 낙관적인 기대감도 퍼졌다.
대우증권 김분도선임연구원은 주변주와 신규종목으로 매기가 몰리면서 신규종목 초강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며 시초가 제도의 허점이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