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아시아자동차 지난달 정리채권 소송

  • 입력 2000년 7월 27일 19시 15분


최근 현대그룹 계열사간의 지급보증 문제가 법정 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때 같은 그룹의 계열사였던 기아인터트레이드와 아시아자동차가 1088억여원 규모의 정리채권 소송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정장오·鄭長吾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정리회사인 기아인터트레이드가 현재 기아자동차에 흡수된 아시아자동차에 대해 1000억여원의 정리채권 확정을 청구한데 대해 “아시아자동차는 돈을 갚을 의무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기아인터트레이드는 아시아자동차에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자금난에 처한 계열사를 원조한 것에 불과하므로 빌려준 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자동차는 96년 브라질교포 전종진씨에게 타우너 등 경승합차를 외상으로 수출하다가 전씨가 수출 대금 348억원을 갚지 않는 바람에 자금난에 몰리자 이 돈을 결제하기 위해 기아인터트레이드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아시아자동차를 돕던 기아인터트레이드 역시 전씨에게 사기를 당해 총 1088억원의 손해를 보았고 5월 결국 파산선고를 받았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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