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잘 안팔리네…혹시 불경기 징조?

  • 입력 2000년 7월 31일 18시 36분


‘TV판매를 보면 경기를 안다?’

가전제품 판매 중 경기 동향을 가장 잘 반영한다는 TV의 내수 판매가 올들어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V의 내수판매는 결혼시즌인 4, 5월과 10, 11월에는 급증하고 7, 8월 비수기에는 줄어들지만 그 이외에는 대체로 고른 판매동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연초 이후 판매대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월에 9만9000대에 달했던 TV 판매대수가 2, 3월에 월평균 8만5000대로 줄더니 결혼시즌 성수기인 4, 5월에도 월평균 7만3000대로 감소했다. 6월 이후에는 6만9000대로 7만대마저 무너졌다.

LG전자의 경우도 1월 9만대에서 2, 3월엔 8만3000대로, 4월에는 7만8000대로 줄더니 5월과 6월에는 6만6000대로 판매 대수가 격감했다.

특히 여름철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판매대수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가전업계는 신혼수요가 있는 가을에도 판매 감소현상이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4대 가전제품 중 경기동향을 가장 잘 반영하는 TV의 판매가 줄어드는 것은 체감 경기 하락을 의미한다는 게 정설”이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살아나는 것 같던 경기가 다시 꺾일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사를 하거나 결혼 7∼8년 뒤 제품을 바꾸는 대체 수요를 연간 150만대, 혼수용품 수요를 55만대로 볼 때 TV 판매가 210만대를 넘으면 호황, 180만대를 밑돌면 불황으로 보는데 올해는 180만대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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