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이 뒷받침 안되는 기업 시장에서 압박〓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부채비율 200% 준수기준을 결합재무제표상에 나타난 비율로 하지 않고 개별 재무제표를 합산해 사용한다는 방침. 서근우 금융감독위 구조개혁단 심의관은 “결합재무제표에 나타난 부채비율은 아직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며 “종전처럼 개별기업 합산 재무제표에다 계열회사 출자현황 및 채무보증을 고려해 재무약정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에는 투자자들이나 채권은행들이 자유롭게 그룹 현황을 꿰뚫어볼 수 있도록 투명한 공시수단 차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그러나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에서는 결합재무제표를 자산건전성을 심사하는 중요 잣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금감원 신용감독국 관계자는 “여신심사때 FLC(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 항목에 결합재무제표 비율을 비중있게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그룹들의 속사정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결합재무제표를 공식 발표한 것만으로도 시장에서는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것.
▽어떤 기업 애로 겪을까〓금감원은 결합재무제표에 나타난 부채비율이 단순 합산 재무제표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기업들은 금융권에서 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그룹들은 이미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일부 중견그룹들이 많은 편. 또 결합재무제표에 나타난 부채 규모가 매출액을 넘어선 기업들도 자금 차입에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 비금융회사를 기준으로 할 경우 빚이 매출보다 많은 그룹은 한진 한화 한솔 두산 동부 새한 강원산업 등이 해당된다.
▽이자보상배율에 주목〓이석준 금감원 회계감독국 기업회계2과장은 “그룹의 우량도를 평가할 때는 그룹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16개 그룹중 9개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그룹은 계열사들이 자금을 차입할 때 앞으로 금리가 높아지는 등 여신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