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크루저는 5월 서울에서 열린 수입차모터쇼에서 처음 국내에 소개됐다.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3100만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모터쇼 당시부터 예약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국내에 판매될 시점에선 이미 올해 한국에 배정된 50대의 주인이 모두 결정됐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측은 본사에 추가로 28대를 신청하는 등 연말까지 국내에서 총 1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미국 현지에서도 출고가 밀려 있는 형편이라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
폴크스바겐의 뉴비틀도 PT크루저와 함께 국내 수입차 시장에 복고풍 바람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뉴비틀은 1945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독일의 국민차 비틀의 후속 모델. 50여년 전에 처음 발표된 ‘딱정벌레차’를 현대적으로 다시 부활시켰다. 미국 시장에서도 웃돈을 얹어줘도 출고를 오래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동그란 앞모습이 마치 웃는 얼굴처럼 보이는 뉴비틀은 국내에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 전망이다. 6월부터 출고돼 지금까지 30대 정도가 판매됐고 매장에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는 것.
폴크스바겐의 엄진환 과장은 “앙증맞은 디자인과 함께 다른 수입차에 비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BMW와 벤츠 일변도였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BMW는 총 713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시장의 36%를 차지했다. 벤츠는 309대가 팔려 약 16%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아직은 두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PT크루저나 뉴비틀처럼 개성이 강한 모델이 시장 판도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모델 모두 3000만원대로 수입차치고는 중저가 모델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중저가 수입차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시장 자체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 자체가 커진 덕분도 있지만 경기가 풀리면서 이 정도 가격대의 수입차를 찾는 고객층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