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법정 준조세' 평균 745억 납부…지방세의 20배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각종 기부금이나 부담금, 분담금, 예치금, 출연금, 목적세 등의 명목으로 낸 ‘법정 준조세’가 기업들이 납부한 국세의 1.2배, 지방세의 20배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제조 무역 물류 분야 등 210개 회사를 대상으로 준조세 부담 실태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지난해 납부한 준조세는 회사당 평균 745억687만원으로 98년에 비해 12%가 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정 준조세 중 교육세 교통세 농특세 등 목적세를 제외하면 회사당 평균 부담금은 177억2221만원으로 98년보다 22.2% 증가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기부금이나 국방 헌금, 이재민 구호성금, 정당 후원금, 불우이웃돕기 성금, 학술 문화 종교 사회단체 기부금 등 기부금 부담금은 회사당 평균 41억원 가량이었다.

공공사업과 관련된 부담금은 회사당 평균 4억364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8.2% 늘었다. 이중 환경 관련 부담금이 전체 공공사업 부담금의 34%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19%였다. 회사당 평균 국민연금 부담금은 32억2000만원으로 98년에 비해 25%, 평균 고용 보험료 부담금은 14억770만원으로 98년보다 103%나 각각 급증했다.

전경련은 각종 부담금의 무분별한 신설 방지와 징수 및 관리 투명성 확보를 위해 부담금 관리 기본법(가칭)을 제정하고 석유 부과금이나 개발 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 과밀 부담금 등을 폐지하거나 정식으로 세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수도 사용료 등과 중복되는 환경 개선 부담금이나 폐기물 예치금 등은 폐지, 일원화하고 유사한 취지의 출연금과 분담금 등도 통폐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