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부행장은 이날 “현대측이 오늘부터라도 협의를 시작하자고 요구해와 외환은행의 여신심사부 현대반 실무자와 현대그룹의 자금 담당자가 실무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부행장은 “외환은행이 현대측에 요구한 3개항 중 계열분리문제는 현대가 공정거래위원회와 먼저 협의할 문제이며 지배구조개선 문제는 현대측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자구안 제출관련 마감시기를 정해주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19일까지 시한을 이미 주었다”며 “그러나 시장이 불안한 상태이므로 채권단의 세가지 요구를 하루라도 빨리 확정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부행장은 김경림(金璟林)외환은행장의 ‘3부자 퇴진’ 발언은 시장신뢰회복을 위해 5월31일 발표한 대국민 약속을 지키라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진념(陳稔)재정경제부 장관, 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 이남기(李南基)공정거래위원장, 이기호(李起浩)청와대경제수석 등 4명과 김외환은행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오찬회동을 갖고 현대사태를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현대측에 대해 주채권은행이 요구한 자구계획안을 조속히 제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와 관련, 현대는 정부와 채권단이 자구계획안으로 요구한 3개항 가운데 계열분리안을 우선 발표하는 방안을 수정, 18일경 종합적인 자구계획을 일괄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 사태는 채권단과 현대간의 물밑 접촉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대측의 자구계획 윤곽이 드러나는 다음주 중반까지 양측의 탐색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신동규(辛東奎) 재경부 공보관은 “경제장관 및 경제수석, 외환은행장의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채권단이 요구한 자구안은 시장의 기대를 적절히 반영한 것으로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며 “현대문제에 대해 금융시장과 외국인투자가들이 불안해하고있는 만큼 조속한 타결을 현대측에 주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계열분리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정주영(鄭周永) 전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9.1% 가운데 6.1%를 매각,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건설의 증자에 참여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재·이병기·이나연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