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감위원장 "금감원 혁신하라"

  • 입력 2000년 8월 16일 18시 40분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이 감독 및 검사업무 혁신을 지시하고 나서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들은 이 위원장이 한국투자신탁사장 산업은행 총재등 금융기관장 시절 금융감독원 검사를 세게 받는 바람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김영재(金暎宰) 대변인은 16일 신임 이위원장이 취임후 첫 정례간부회의에서 시장친화적이고 고객 중심의 감독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강조했다 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유독 감독당국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종전 잣대를 고수하고 있다 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와 금감원은 이위원장 지시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검사제도 선진화 △소비자중심 감독업무 △내부경영혁신 등 3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위원장이 이처럼 검사업무 혁신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한국투신 사장과 산업은행 총재 시절 금감원 검사로 심신이 지칠 정도로 시달렸기 때문. 한투사장 시절엔 주식형펀드 수익률 보장각서 파동과 관련해 업계 맏형격으로 문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당시 증감원 검사국으로부터 확인각서를 쓰도록 강요받는등 체면 구기는 일을 당했다. 당시 끝까지 확인서를 쓰지 않으려던 이위원장에게 증감원은 경고장을 날렸고 결국은 확인각서를 써낼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또 지난해 산업은행 검사때는 모국장이 검사를 끝내고 이총재를 불러놓고 검사평을 하는 자리에서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해 이총재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

게다가 올 상반기에는 한투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부실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금감위 고위관계자가 끝까지 이씨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실무진에게 다그쳐 이 전사장에 대해 주의적경고를 때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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