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익치씨 출장 조사…현대증권 사옥서

  • 입력 2000년 8월 16일 23시 15분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사에서 금융감독원 조사국 직원들에게 현대전자의 외자유치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금감원이 조사대상자를 소환하지 않고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출장조사를 하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금감원 조사국 직원들은 97년 CIBC(캐나다왕립상업은행)로부터 현대전자가 외자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이회장이 현대중공업에 사실상 지급보증을 하도록 하고 이를 다시 자신이 보장각서를 써준 사실에 대해 확인작업을 벌였다.

또 현대전자가 외자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재정경제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신고만 하게 된 것이 외환관리법 위반이라고 보고 이회장의 역할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회장이 각서를 써주는 과정에서 이사회결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각서 작성 경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이회장의 출두를 요구하던 금감원은 이회장이 끝까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강제소환할 권한이 없어 출장조사를 벌인 것.이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이용근(李容根)전 금감위원장의 경우 기업개혁 과정에서 사감(私感)을 내세워 공정성시비가 일었다”며 “금감원이 외환관리법 위반과 배임혐의로 이회장을 엮으려고 하지만 법률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97년 현대전자가 어려웠기 때문에 외자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중공업측의 지급보증은 불가피했던 것”이라며 “당시는 어려운 계열사를 돕기 위해 우량회사가 중간에 지급보증을 서는 것이 다반사였다”고 덧붙였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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