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거래소, 개인은 코스닥” 편중 심화

  • 입력 2000년 8월 17일 18시 35분


‘외국인은 거래소, 개인은 코스닥’

최근 주식시장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 증시에서 한국 주식시장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

동원경제연구소가 18일 집계한 올해 투자주체별 누적 순매수 현황을 보면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시장에서 총 3조8649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총 3조2674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거래소에서 모두 11조2609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코스닥에서는 1조3923억원의 순매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이 코스닥으로 몰려든 원인으로는 우선 ‘시장 참여자간의 불신’을 들 수 있다고 정동희 연구원은 지적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블루칩 위주의 투자로 장세를 이끌어가는데 대한 반발심리가 컸다는 지적이다. 또 올해들어 주식시장이 미국 금리인상, 자금시장 경색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발목이 잡히는 상황이 지속되자 개인들이 이같은 국내외 부담을 비켜갈 수 있는 대안으로 코스닥을 택했다는 것.

정연구원은 “외국인은 거래소를 중심으로 성(城)을 쌓고 개인은 코스닥을 중심으로 성을 쌓는 양상은 시장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주식시장의 가격 결정이 기업의 내재가치 등 원칙적인 요인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주체별 편애 경향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한 기관투자가의 경우 외국인과 개인의 역학 관계에 따라 장기 투자 대신 단기 매매 비중을 늘리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연구원은 “이처럼 동반자적 관계가 약해지고 서로간 수익률 경쟁이 심화될 경우 ‘윈―윈’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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