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적인 매수세가 집중한 일부 종목들이 엄청난 시세분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종목이 대박을 터뜨릴 지를 알기 어려운 대부분의 개미들로서는 마른 침만 삼켜야 했다.
그 사이 미국 증시에서는 전통가치주들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경기둔화 및 금리인상 우려가 줄어들고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업종의 향후 이익전망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국내증시에서는 하이트맥주, 제일제당, 삼천리, 한일시멘트 등 대표적인 전통가치주들이 꿈틀거렸지만 결국 강보합에 그치고 말았다.
대우증권 이종우연구위원은 “시장 전체가 불안해지면 업종이나 종목별 주가차별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증시의 흐름이 전통가치주의 부활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국내증시에서 당장은 이런 흐름이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것.
당분간 증시 흐름은 어떻게 될까.
특징없는 장세가 지속되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문제와 자금시장 경색 문제가 의외로 빠른 속도로 해결되지 않는 한 3·4분기는 이대로 지나갈 것이라는 얘기. 이에 따라 당분간은 적극적인 대응을 삼가라는 주문이 많다.
이 연구위원은 “증시여건이 안정되면 자산가치 및 수익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 시기가 적어도 한번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니 중소형주중에서 실적 전망이 좋고 주가수익배율(PER)가 낮은 종목을 선별매수해 적어도 한달이상 보유하라는 것.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단기투자에 나섰다가는 시장 흐름 좇아다니느라 볼 일 다 보게 된다”면서 낙폭과대, 장기소외, 실적호전 등의 3박자를 두루 갖춘 중소형주를 사서 묻어둔 뒤 추석 이후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권했다.
한편 일부 부실기업종목들의 시세분출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SK증권 김준기차장은 “회생가능한 부실기업주의 주가가 선별급등하는 현상은 구조조정의 속도가 빨라지고 그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과거의 투기적인 저가주 동반상승 현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현상은 올해 증시의 유력테마중 하나인 구조조정 테마가 요즘 여건에 맞게 구체화한 것으로 연말까지 하나의 뚜렷한 흐름을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