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특집]투신사 비과세상품 올 가이드

  • 입력 2000년 8월 22일 22시 31분


지난달 말부터 판매된 투신 비과세펀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잘 골라 가입하면 웬만해서는 손해볼 것같지 않은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판매회사에서도 지점별 개인별 목표금액을 할당,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한 두 번 가입권유를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 현재 투신권에서 돈이 들어오는 거의 유일한 상품이다.

비과세펀드의 종류는 이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안전성이 높아지는 순서대로 혼합형―채권형―국공채형.

대부분의 가입자는 어느 한 종류의 상품에 가진 돈을 전부 맡기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적은 돈이라도 이 세가지 상품에 고루 나눠 가입하는게 자신의 성향에 따라 최적의 분산투자를 할 수 있는 비결.

분산투자 방법은 향후 주식시장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낙관적으로 본다면, 즉 현재 주가수준을 ‘바닥권’으로 생각한다면 신탁재산의 30% 내에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혼합형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반대로 별로 좋아질 게 없다고 판단되면 국공채형과 채권형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1억원을 비과세펀드에 분산투자할 때(5인가족, 각각 2000만원 가입)의 수익률을 예상한 제일투자신탁증권의 분석자료를 보자(표3).

채권값이 크게 변동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혼합형에 얼마나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전체 수익률이 달라진다. 가입후 1년동안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혼합형 비중이 낮을수록 이익이다. 반대로 주가가 올라준다면 공격적으로 혼합형 비중을 높인 쪽이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

대략 주가가 10% 미만으로 상승한다면 국공채와 채권형에 각각 20%(2000만원씩), 혼합형에 60%를 나눠넣는 전략이 유리하고 주가가 그 이상 오를 것으로 본다면 혼합형 비중을 80% 이상 가져가는 게 유망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제일투신증권 모진성 상품개발부장은 “분산투자기법을 잘 이용하면 최악의 경우라도 원금을 까먹지는 않고 경우에 따라 고수익도 노려볼 수 있는 전략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제일투신증권은 조만간 이같은 포트폴리오 전략을 활용, 극히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를 겨냥해 원금보전형 차익거래펀드 ‘온가족 비과세 세이프티펀드’를 판매할 예정. 이 상품은 신용등급 A이상 회사채에 신탁재산의 80%이상을 투자해 원금을 지키고 나머지는 우량 기업어음(CP)과 파생상품에 투자, 13∼15%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펀드.

이밖에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관련채권과 공모주투자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비과세 공모주펀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한투 이윤규이사 운용계획▼

투신사의 ‘맏형’답게 비과세펀드 판매고 역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투자신탁. 운용을 책임지는 한국투신운용 이윤규이사는 “고객이 안심하고 자금을 맡길 수 있도록 우량자산에 장기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안전성을 최고로 치는 고객들에게 적합한 국공채형은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는 국채와 지방채, 그리고 신용등급 A0이상 우량 회사채만 사들인다. 회사채에 주로 운용하는 채권형 역시 BBB0 이상 투자적격 회사채로 한정해 운용, 안전성과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비과세펀드 종류에 관계없이 편입할 현금자산에 대해서도 전문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A3등급 이상을 획득한 우량회사 및 공기업 기업어음(CP)과 우량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 위주로 투자할 방침.

“특히 아직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개별회사의 신용위험이 높아진 상태라 초기에는 국공채 위주로 운용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래야 유동성을 확보, 채권가격 변동에 따라 매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시황변화에 따라 회사채 편입비중을 높이는 등 유연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

목표는 높게 잡지 않았다. 시중 확정금리 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면 만족한다는 것이 고객들의 욕구라는 것.

따라서 펀드자산의 가중평균만기(듀레이션)도 펀드만기의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펀드 편입자산은 신용등급이 낮으면 낮을수록, 가중평균만기가 길면 길수록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역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α’를 만들어내기 위해 투자자산의 20%정도는 공격적인 매매에 사용한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매입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매매, 차익을 남기겠다는 것.

큰 폭의 금리상승이 예상될 경우에는 국채선물을 적절히 이용, 금리변동 위험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선물운용에 있어서도 “가급적 투기적 거래는 지양하고 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한 헤지거래 및 무위험 차익거래에 국한할 예정”이라고 이이사는 강조했다.

안정성보다는 고수익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지면 신용등급 BB+ 이하 투기등급채권 투자가 가능한 펀드를 만들어 미리 충분히 운용방침을 알린 뒤 판매할 생각이다.<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현투 유승철팀장 문답풀이▼

비과세펀드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정부가 채권 및 주식시장 회생의 열쇠를 쥐고 있는 투신사를 살리기 위해’ 다른 금융권과의 형평성도 무시하고 특별히 허용해준 상품.

가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언제, 어떤 형태로 돈을 맡기는 게 좋을까. 현대투자신탁증권 유승철 마케팅팀장(사진)의 도움을 받아 궁금증을 정리해본다.

―여유자금이 부족해 적립식으로 가입하고 싶은데….

“연말까지 가입하면 내년 이후에도 계약기간 안에 원금기준 2000만원 한도내에서 추가로 돈을 넣을 수 있다. 적립식은 매달 일정금액을 납입하는 정액식과, 자금사정에 따라 금액을 달리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이 있다. 자유적립식은 비과세 가계저축이나 근로자우대저축처럼 6개월간 납입하지 않더라도 자동해지되지 않는다. 단 만기전 석달간의 납입총액은 그 이전에 납입한 금액의 70% 이내여야 한다.”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는가.

“가능하다. 다만 20세미만 미성년자의 경우 증여세 면제금액이 1500만원이기 때문에 이 한도내에서 가입하는 게 좋다.”

―1년짜리로 가입했는데 만기가 지난 다음에도 찾지 않으면 비과세혜택은….

“국공채형이나 채권형은 만기 이후에도 3년까지는 비과세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혼합형은 일부 주식에 투자되기 때문에 고객의 별도 의사가 없는 경우 만기시 주가변동 위험이 없는 MMF로 자동 대체된다. 따라서 만기 이후에는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없다.”

―급전이 필요할 경우 일부만 해지할 수 있나.

“한꺼번에 목돈을 넣는 거치식은 가능하지만 적립식은 안된다. 비과세펀드는 시가평가상품이기 때문에 채권형은 환매신청한 날부터 3영업일, 혼합형은 4영업일에 찾을 수 있다. 투신사가 신탁재산 중 채권이나 주식을 시장에서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입시기는 언제가 좋은가.

“연말까지 가입해야 비과세혜택이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 국공채형과 채권형은 앞으로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될 때, 혼합형은 주가상승이 기대될 때 가입하는 게 좋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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