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외국계은행 "소매금융도 우리 차지"

  • 입력 2000년 8월 22일 22시 31분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과 HSBC가 국내 소매금융시장의 본격 공략에 나섰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두 외국계 은행이 선진 금융기법과 전 세계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최근 선보이고 있는 금융상품들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두 외국계 은행은 새로운 중산층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경기 분당지역에 최근 동시에 지점을 개설해 치열한 ‘분당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씨티은행▼

67년 우리나라에 첫 외국계 은행으로 발을 디딘 씨티은행. 올 상반기에만 예금으로 끌어들인 돈이 약 6000억원에 이른다. 아직 국내 대형 시중은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은행 구조조정과 은행파업의 여파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이 급격히 몰려들고 있다.

씨티은행이 소매금융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첫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리볼빙카드. 지난해 4월에 도입된 리볼빙카드는 대금 결제일에 한꺼번에 상환할 필요없이 5%만 갚으면 되는 신 개념 카드로 국내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씨티은행의 리볼빙카드는 이와함께 카드로 구입한 제품의 보증기간이 2년 미만일 경우 2배 기간을 연장해주는 혜택과 구입한지 60일 이내에 구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신문광고를 발견할 경우 그 차액을 보상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시티은행이 소매금융전략에서 중점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개인고객의 투자설계를 자문해주는 ‘미래설계 프로그램’. 이 서비스는 고객이 상품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고객의 미래계획과 투자성향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저축성 예금, 수익증권, 해외뮤추얼펀드 등 다양한 상품 중 투자상품을 추천해주고 있다.

한편 최근 경쟁 외국계은행인 HSBC가 파격 금리를 내세우자 대출상품의 금리를 내리고 예금상품의 금리를 올리는 등 상품 마켓팅도 강화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최근 금리를 연 8.5%로 국내 최저로 낮췄다. 또 지금까지 국내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해왔던 씨티정기예금의 금리도 최근 연 8%로 상향조정했다. 이와함께 새로운 중산계층이 부상하고 있는 분당에 9월중 지점을 신설해 8월에 지점을 개설한 HSBC와 한판 대결을 벼르고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HSBC▼

올해 국내 시중은행이 너도나도 소매금융 강화전략을 들고 나오면서 영국계인 HSBC(구 홍콩상하이은행)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HSBC은행은 지난해 국내시장 기반 다지기를 마친 이후 올해부터 소매금융분야에서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 신호탄은 지난 4월 출시한 ‘HSBC 주택담보대출’. 국내 시중은행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연 8.5%의 금리와 함께 30년 장기 주택대출상품을 처음으로 선보인 것. 8.5%의 금리는 정부 정책자금 대출을 제외한 일반은행 대출상품중 최저의 대출금리. 주택담보를 제공하면 최고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대출기간은 최단 5년 이상에서 최장 30년까지 가능하다. 단 매월 원금을 균등하게 상환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 이 상품 출시 이후 국내 시중은행들도 각종 맞춤대출상품을 선보이고 있어 HSBC도 또 다시 새로운 형태의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선보일 것이라는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이와함께 HSBC는 7월 외국계은행으로서 처음으로 종합과세를 대비한 분리과세형을 상품인 ‘금관정기예금’을 내놓았다. 금리는 연 8.3%로 국내 시중은행이 동일 상품에 통상 7.5%의 금리를 적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 최저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며 계약기간은 5년. 특히 이상품은 고액을 예치할 경우 이자를 나눠 받을 수 있어 절세효과가 크다.

HSBC는 이같은 공격적인 경영에 힘입어 지난해 연말 5819억원에 불과했던 예수금이 상반기에만 2007억원이 몰려 예수금 증가률이 34.6%에 이르렀다.

한편 HSBC는 지난 8월 국내 5호점인 분당지점을 오픈해 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파이낸설 어드바이저의 기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