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으로부터의 농수산물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볼 때 중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우려는 간단히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참깨의 경우 중국으로부터의 정식 수입량은 200t 정도지만 보따리상이 들여오는 물량은 300t에 달한다는 게 농림부의 추정이다. 이에 비해 국내 생산량은 50t에 불과하다. 더구나 어선들이 공해상에서 중국 어선과 교환해 밀수입하는 주종목에 참깨가 포함돼 있음을 감안하면 중국산 깨는 국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월 한중간 무역마찰을 불러온 마늘의 경우에도 중국산 수입 급증에 따른 국내 마늘농가의 공멸위기는 아직도 팽배하다.
수산물의 경우 올 7월까지 중국산 수입량은 18만3945t으로 전체 수산물 수입량의 41.6%,금액 기준으로는 2억9300만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36.4%를 차지했다. 96년 전체 수산물 수입량 중 중국산이 차지한 비중이 14.9%였던데 비하면 비약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중국산 농수산물의 수입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마늘의 경우 국가별 평균가격은 한국이 3달러40센트, 이탈리아 1달러25센트, 미국 1달러 수준인데 비해 중국산은 31센트에 불과하다. 관세를 물더라도 엄청난 이익이 보장되는 셈이다. 깨의 경우에도 국내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13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국제시세보다 훨씬 싼 중국산의 수입 증가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이 같은 가격 차이로 인해 마늘 참깨 콩 등 중국산 농산물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미꾸라지 쥐포까지 품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고 중국산 먹을거리가 밀려들어오는 실정이다.
중국은 아직 식품 안전기준이 허술하다는 점도 문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각 지방청과 국립검역소를 통해 수입신고된 농산물과 임산물 및 가공식품, 식품첨가물, 기구 용기 및 포장 6만5375건 중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우는 384건 0.59%로 지난해 0.43%보다 크게 늘었다. 이 같은 부적합 판정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중국산이다. 수입먹을거리를 둘러싼 한중 마찰이 계속될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타르색소와 오렌지▼
석탄의 영문자인 콜타르(coal tar)에서 유래한 타르 색소는 일반적으로 공업용 타르와는 다르다. 타르 색소는 ‘합성첨가물’이란 의미로 국내 식품위생법 상 ‘식품첨가물공전’에 식용 색소로 허용된 색소를 일반적으로 ‘타르 색소’라 부른다.
이번에 중국산 검은깨에서 발견된 타르 색소에는 ‘오렌지Ⅱ’와 ‘적색 102호’ 2종류가 발견됐다. 오렌지Ⅱ는 물과 질소, 산소, 유황, 나트륨 등을 섞어 만드는 공업용 색소로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섭취할 경우 생식기능저하와 유전자 변형으로 2세가 돌연변이로 태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적색 102호의 인체 유해 여부는 아직 학계에 보고된 것이 없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녹호(金祿皓)교수는 “유해 식품첨가물이 개인에게 당장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로 인한 암환자가 생기며 암 발병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