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산’ 난지도의 개발방향을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초 제시한 100만평 규모의 상암동 신도시 플랜 중 난지도 일대에 친환경적인 생태골프장을 2002년까지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의 불씨가 지펴졌다. 계획의 골자는 전체 매립지 중 한강변에 가까운 3만평 정도를 9홀 규모의 골프장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7월19일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등 많은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난지도골프장 백지화 시민연대 결성과 함께 촉발된 반대 움직임은 급기야 지난달 29일 난지도 골프장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는 사회 각계인사 120인의 선언문 발표로 이어지는 등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난지도는 마포구 상암동 482번지 일대 약 82만3000평의 땅으로 그 중 매립지가 57만7000평에 이른다.
당초 배추와 무 땅콩 등을 재배하는 밭이었던 이 곳은 78년 3월부터 쓰레기 매립지로 ‘전락’했다. 난지도의 쓰레기 매립이 중단된 93년3월까지 15년 동안 쌓인 쓰레기 더미로 이 곳에는 해발 95m에 이르는 ‘쓰레기 봉(峯)’이 두 개나 생겼다.
쓰레기 반입 중단 후 이 곳은 가스와 침출수 등으로 인해 한 때 생물이 살기에는 부적합한 곳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자연의 복원력’은 놀라웠다. 쓰레기 반입이 중단된지 7년이 지난 지금 난지도 곳곳에는 쑥, 칡, 가라대, 환삼덩굴 등 자생식물들이 싹을 틔워가며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꼬마물떼새 황조롱이는 물론 맹꽁이 집단서식처까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난지도 산은 쓰레기 매립지이므로 완전한 생태복원이 어려운 데다 외국에서도 매립지에 골프장을 조성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며 반대논리를 펴고 있다.
서울시는 골프장 조성에 환경파괴 행위는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잔디만 심으려면 농약을 안 뿌릴 수 있겠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새천년 환경정책의 시금석이 될 난지도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