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와 제약업계가 울타리 없이 넘나들고 있다. 식품업체는 약품과 의약품 유통에, 제약회사들은 식품 판매에 진출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제약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13%를 올리고 있는 제일제당. B형간염예방제 헤팍신, 각종 백신 및 수액제의 개발 판매로 재미를 톡톡히 보자 올 5월에는 약사전문통신망인 대한약사통신과 제휴했다.
약품 구매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의약품 전자상거래에 진출한 것. 최근에는 약품과 식품을 함께 다루는 선진국형 드럭스토어 ‘올리브영’브랜드를 설립했다.
생식품 전문업체인 풀무원도 의학 및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 5월초 바이오전문 벤처캐피털인 ‘한국바이오기술투자’를 계열사로 설립하고 생명공학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및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2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제약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헬리코박터 프로젝트’라는 기치를 내걸고 위염유발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하는 ‘약 같은’ 발효유 ‘윌’을 시판했다. 야쿠르트측은 윌의 판매를 계기로 “유산균을 활용한 제약 및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대로 제약업체에서 식품업체로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기업도 상당수. 한미약품은 올해 초 천연과즙 음료 ‘스내플’을 판매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스포츠음료 ‘에너비트’와 어린이음료 ‘영웅젤리’, 보령제약은 ‘목사랑 캔디’, 새한제약은 플라크 제거용 ‘구청껌’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제일제당 식품기획팀 배상한팀장은 “식품업과 제약기술은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기술 등 원천기술의 뿌리가 비슷하고 제약 바이오 분야로 진출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심어줄 수 있어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