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T셔츠, 시드니의 각종 상징물이 그려진 열쇠고리, 원주민(애보리진)이 나무 뿌리를 깎아 만든 부메랑 등 정성스럽게 만든 기념품들이 10여평 남짓한 상점과 2층 창고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 상점을 23년째 운영하고 있는 배리와 메리야 앨런 부부는 “석달 전부터 올림픽기간 중에 관광객들에게 팔 물건을 준비해왔다”며 “평소에는 1만호주달러어치의 물건을 재고로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2만달러어치(약 1300만원)의 재고가 있다”고 말했다.
배리 앨런은 “아직 손님이 뜸하지만 다음주초부터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시드니의 상점들은 곧 다가올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다. 아직 거리의 상점이나 길거리에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띄지 않지만 올림픽 개막에 즈음해서는 거리를 가득 메울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
시드니를 다니는 모든 버스와 페리가 출발한다는 시드니 교통의 심장부 서큘러 키 인근에서 양가죽 옷가게를 부모와 함께 운영하는 폴 레머셔(35).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은 모두 이 곳을 거쳐가야 하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몫이 좋은 곳이다. 6일 오후 3시경 부모와 얘기를 나누고 있을 정도로 손님이 뜸하지만 그 또한 이번 올림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림픽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정부도 마찬가지.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SOCOG)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65억호주달러(약 4조5500억원)의 경제적 창출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9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시드니올림픽을 주최하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는 또 올해 관광객 등 호주 방문자 수가 예년보다 34만명 많은 5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물론 시드니 상인들이나 정부의 기대가 얼마나 충족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호주 방문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호주 내 3위 규모 여행사인 ATS퍼시픽의 데니스 피어스사장은 “선수단이나 외국 올림픽위원회 등 공식적인 방문은 분명히 늘었지만 개인적으로 들어오는 관광객은 크게 줄었다”며 “호텔숙박이나 관광 상품은 아직 잔여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드니〓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