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행복한세상' 주부 4명 고객자문이사 임명

  • 입력 2000년 9월 6일 19시 04분


백화점의 가장 소중한 고객은 한 가정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주부들.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 세상 백화점에서는 6월부터 30대 주부들이 ‘고객 자문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강수선(37) 원영빈(31) 장재명(35) 장현숙씨(36)가 임원회의에 참석하면 백화점 사람들은 긴장한다. 비록 매달 50만원씩을 수고비로 받는 명예직이지만 주부 입장, 고객의 시각에서 날카로운 지적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에 열린 판촉회의 풍경.

“주부들에게 수삼이나 더덕 등의 신선식품은 오히려 부담스러운 선물이에요. 명절 때 집을 비우면 보관이 어렵거든요.”

“화려하게 포장된 도자기세트도 쓰레기 처리문제로 반갑지 않아요. 선물세트에 대해서도 발상을 바꿔주세요.”

이들 주부이사가 추천한 ‘추석선물 베스트’는 건강에도 좋고 고급요리에 좋은 올리브유나 앞치마와 오븐장갑세트 목욕용품 스페셜티세트 등.

행복한 세상은 이를 즉각 추석선물 집중판매 아이템으로 정했다. 모두 생활에 긴요하지만 내 돈을 들여 사기는 부담스러운 ‘작은 사치품’이라는 것이 공통점.

강씨는 “백화점에선 많이 팔려는 측면으로만 접근해 중요한 점을 놓치곤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소리라는 점을 일깨우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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