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로 국부 새나간다…교역조건 70년이후 최악

  • 입력 2000년 9월 6일 23시 11분


경기회복의 과실 중 상당부분이 해외로 새어나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4∼6월) 국민소득 추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99조95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 9.6%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올 1∼3월에도 구매력은 작년 4·4분기(10∼12월)보다 0.5% 감소했다.

한은 정정호(鄭政鎬)경제통계국장은 “원유도입단가가 오른데다 대외지급이자도 많아 우리 국민이 열심히 일해 생산한 부가 산유국으로 흘러들어갔다”며 “하반기에도 비슷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원유도입단가 상승에 따라 수출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단위를 나타내는 교역조건지수가 72.6으로 7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

이 때문에 올 상반기 두자릿수(11.1%)의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실질 국민총소득(GNI)▼

실질 GNI는 종전에 실질 국민총생산(GN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을 반영한 것.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를 보다 잘 반영하는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부터 한국은행은 GNP 대신 국민소득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이자지급 등의 국외 순수취요소소득과 실질 무역손익을 가감해 산출한다. 실질 무역손익은 국가간 거래에서 교역조건이 변화함에 따라 발생하는 실질소득(구매력)의 국외 유출 또는 국내 유입을 나타낸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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