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유가급등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증시불안 여파가 금융시장과 기업구조조정에 심각한 후유증을 몰아오고 있다"며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공적자금을 조기투입하고 M&A전용펀드를 바로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진념(陳稔)장관이 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돌아와 첫 출근하는 13일 최근 증시상황을 보고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시장안정대책을 곧 발표한다.
▽부실 금융기관 공적자금 조기투입=재경부 관계자는 "6개 은행과 4개 종금사 등 부실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을 조기투입해 금융시장 불안감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9월중 6개 은행으로부터 자체 경영정상화계획을 받아 10월중 경영평가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공적자금 투입은행을 선별할 방침이었다.
재경부는 금융시장 불안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당초 계획보다 빠른 시일내에 투입하기로 했다. 재경부측은 "대우사태와 투신사 구조조정과정에서 120조원의 수탁고가 투신권에서 빠져나가 금융시장 혼란을 부채질했다"며 "투신사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을 병행해 시장안정 효과를 거두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A(인수합병) 전용펀드 곧 시판=정부는 내주중 기업인수합병 촉진을 통한 증시부양을 위해 M&A전용펀드를 투신사와 증권사 등에 허용하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증시공황사태로 인해 실제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너무 떨어진 것이 많다"며 "M&A전용펀드에 대한 기관투자가와 개인들의 수요가 많아 증시부양에 톡톡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증권거래법과 증권투자회사법 개정안을 이번 국회에 제출, 통과시킬 방침이다. 재경부측은 코스닥과 거래소시장에서 터무니 없이 주가가 낮아 M&A 가능한 종목들은 기관투자가들의 집중적인 타깃이 될 것 으로 내다봤다.
▽실효성 있나=재경부는 이와 함께 향후 유가추이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다양한 시장안정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재경부 시각은 "주가가 경기나 기업가치에 비해 터무니 없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 특히 삼성전자 등 기업실적이 우량한 주식과 일부 은행주는 내재가치보다 심하게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적인 부양대책은 쓰지 않을 방침이다. 코스닥시장도 무작정 지원한다는 방침에서 벗어나 옥석을 철저히 구분하겠다는 것. 재경부 관계자는 "거래소시장의 경우 PER(주가수익비율)가 12배로 실적에 비해 많이 저평가돼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붕괴는 어떤 식으로든 막겠다는 의지는 확인된 셈이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