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는 '머루 다래 익어가는 무주구천동'이라는 노래도 있듯이 야생 산머루가 많이 나던 곳. 덕유양조의 이재국 사장(39)은 산에 들에 널려있던 머루를 기업적으로 재배해 특산품인 머루주 를 만들어 냈다.
이씨가 머루를 예사롭지 않게 본 것은 조그만 독서실을 운영하던 86년경, 한가한 낮시간에 근처 산을 자주 오르면서부터다.
"원래 무주가 관광지로서는 명성이 있는 곳인데 관광객에게 팔 대표적인 지역특산품이 없더라구요. 개량머루를 잘 이용하면 좋은 상품이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전북농업기술원과 함께 전국에 분포하는 머루를 조사하고 이미 개발돼있던 개량머루 재배법을 응용해 최고급 품종을 재배하는 머루 농장을 꾸렸다. 93년 처음으로 머루를 이용한 와인을 만들었고 이 머루주는 95년 주류 면허를 획득했다.
머루주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이씨는 직접 경영하던 농장을 없애고 머루를 지역 농가에서 계약재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머루를 안정적으로 이씨의 덕유양조에 납품하는 것. 현재 100여 농가가 머루를 재배하고 있어 농가 소득원으로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머루주는 80% 정도가 주문판매되고 있으나 지난달 말부터 서울의 롯데백화점과 애경백화점에도 납품되고 있다. 올 3월과 6월 일본 도쿄와 싱가포르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호평을 받는 등 곧 일본 등지로 수출될 전망.
"아직 재배농가규모와 공장규모가 모두 작아 생산을 많이 늘리기 어렵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지금부터 더 많은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하겠죠" 벤처 농업인 이씨의 말이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